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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에 가고 싶다! - 정구연 선교사(대전지구)

 

2003년도 대전지구 지구간사를 시작으로 캠퍼스 사역에 인생을 들였다. 2008년 큰 아이를 임신하기 전까지 밤낮 없이 정신없이 사역을 한다고 돌아다녔다. 이상하게 두려울 만큼 신나게 사역을 했다. 캠퍼스사역을 결정한 이유로 이래저래 힘든 일이야 말해 뭣하겠는가마는 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역을 계속할 것인가의 고민은 한 번도 안 해봤다. 그만큼 사역이 신나고 재미있었다. 나의 여러 가지 부족함과 어리석음, 게으름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하면 그 반응이 착실하게 나타났다. 덜컥 겁이 나기도 했을 정도로...그 때는 그랬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거치면서 사역현장을 벗어났다. 남편을 통해 간간히 캠퍼스와 공동체의 여러 가지 상황을 간접적으로 듣긴 했지만 내 현장은 아니었다. 내가 그 현장에서 직접 살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역현장은 고등학생들이 생각하는 대학생활처럼 느껴졌다. 내가 그 현장을 다시 갈 수나 있을까 싶었다.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뭔가 일정한 수입을 벌어들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했다. 그런저런 복잡한 내면사정 가운데 한 가지 생각이 꼿꼿이 자리를 잡고 계속 서있었다.

‘캠퍼스에 가고 싶다...’

 

이제 나이도 많고 예전처럼 아침이고 저녁이고 필요하면 뛰어나갈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요즘 대학생들과 통하는 필도 없고, 확 끄는 매력이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퍼스에 사역자가 없어서 나라도 나와 달라는 상황이라면 또 모르겠다. 이미 훨씬 젊은 감각과 체력, 헌신과 열정으로 가득 차있는 유능한 후배들이 제각각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사역하고 있다.

아....이 무슨 주책이란 말인가? 이 무슨 무리수란 말인가?

내가 굳이 캠퍼스에 가지 않아도 되는데다가 오히려 가지 않아야 할 수많은 이유들이 줄지어 서있는 이 상황에서 내 마음은 계속 캠퍼스를 생각하고 있었다.

 

아~!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뭔가 분명한 싸인이라도 주시면 좋을텐데, 아이들은 점점 자라서 낮에는 시간을 조금씩 낼 수 있었고 뭐라도 시작하려면 바로 지금 해야 했다. 직업을 구해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할 절호의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왜 이 마음은 계속 사역을 고집하는지....

고맙게도 남편은 나의 소망을 인정해 주었다. 공동체에서도 나의 의사와 상황을 고려해서 내가 가능한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그렇게 사역을 시작한 것이 이제 3년째이다. 낮 시간에는 청주의 교원대와 충북대를 가서 가지모임을 한다. 이제 개척한지 3년 된 캠퍼스인데 후배 선교사의 헌신으로 잘 자리를 잡은 곳이다. 올해 정식발령을 받고 사역을 진행하는 중이다.

 

매칭을 하면서 내 자신이 이렇게 무력하게 느껴지긴 처음이다. 내가 캠퍼스에 나가기만 하면 수많은 신입생들이 환영을 하며 종려나무가지라도 흔들어댈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만나서 밥도 같이 먹고 차도 마시면서 좋은 분위기로 헤어졌는데 거절이라니...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뭐 그건 그럴 수도 있었다 치고 어쨌든 매칭도 한 두명이 되고 가지모임으로 연결이 되었는데 채플을 드릴 수가 없었다. 내가 저녁 시간을 낼 수가 없으니 섣불리 시작하기가 겁이 났다. 이런 경험도 처음이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지원들과 교제하고 가지장으로 성장하는 제자들과 만나는 기쁨도 제법 묵직해졌다.

 

그러다가 여름수련회 등록시즌이 되었다. 학생들의 반응이 미지근하다. 이러다 한 명도 못 데려가는 것이 아닌가 덜컥 겁이 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사실 나도 아이들 등교시키고 왔다 갔다 하려면 이 제자들에게 신경을 쏟아 부을 수가 없다. 이를 어쩌면 좋은가?

 

수련회 등록인원 때문에 걱정해 본 일이 없었다. 다 잊은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지 간에 목표인원은 항상 넘겼고 안 가겠다는 녀석들을 만나서 설득하며 쫓아다녀보긴 했지만 이런 류는 처음이다.

그러면서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다.

아~! 가지모임 헛했나? 내가 이 아이들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고 수다만 떨었나? 수련회가자는 권면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관계였나? 괜히 사역한다고 설레발을 쳤나? 그냥 확! 셋째 만들어서 집으로 들어와 버릴까?

 

고속도로 40분 거리를 30분으로 줄이는 운전 스킬을 연마한 것이 내가 청주사역을 한 결과의 전부라면 너무 억울하고 부끄러웠다. 그래도 한 때 나름 잘 나간다는 소리 좀 들어본 선교사로서 면이 서질 않았다. 어떻게 해서라도 수련회등록을 시켜야했다. 그런 와중에 가지모임을 하는 제자가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 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내게 “힘들 때 선교사님 생각이 났어요. 제가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했어요.”라고 했다. 그 순간이야 쑥스럽고 고마워서 그냥 지나쳤지만 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 눈물이 났다. 눈물겹게 고마웠다.

 

내 학창시절 마음이 힘들었을 때 생각났던 선교사님 덕에 위로를 얻은 기억이 있다. 그 과정이 모여서 사역자를 소망하게 되었었다. 나도 좀 멋있는 계시와 말씀으로 부르심을 받았다고 간증하고 싶긴 한데 내가 사역을 소망하고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어려움을 겪는 동안 내 곁에서 기도하고 위로해준 동역자들과 공동체의 역할이 가장 컸다. 동역자와 공동체가 없었다면야 내가 어찌 하나님을 감히 바라볼 수가 있었으랴? 말씀을 생각하고 확인하고 감사와 기쁨을 경험할 수가 있었으랴?

 

내가 캠퍼스에서 제자들이 하나님을 바라보고 성경말씀을 생각하고 확인하고 감사와 기쁨을 경험하는 과정에 함께 하고 싶다. 비록 독설과 직구의 아이콘이었지만 가끔 성령님께서 정말 강하게 역사하셔서 나를 위로와 격려의 아이콘으로 생각하는 제자들이 있음에 참 감사하다. 제자들의 어려운 상황에 귀 기울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기도해야 겠다. 그리고 더 강권해야겠다.

 

“Disciples2017을 통해 하나님께서 공동체에 부어주실 은혜의 현장에 함께 하자! 나도 네 곁에 함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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